남자들은 비누로 세수하고 면도하면 스킨 하나만 바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여자들은 피부지만 남자들은 가죽이라는 이야기도 종종 들었습니다.

실제로 주변을 보면 그 고정관념을 실천하고 있는 친구들도 많지요. 꼭 잘 안씻고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트러블 있는 친구들이 그러합니다만 타고난 바탕이 좋아서인지 세수 안하고 살아도 티가 안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뭐.. 닝겐 바이 닝겐이죠.

하지만.. 벌써 수십년전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을때 대대장님이 초임 장교들 불러 모아놓고 이렇게 말씀하셨죠. "늙어서 후회하지 말고 피부 관리 잘해라. 팩 잘하고 썬크림 꼭 발라라."

그때가 90년대 중반이니까.. 무슨 수를 써서든 제대하면 잠실에 재개발 아파트를 사라. 돈 모아서 삼성전자 주식을 꼭 사둬라.. 라고 해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말 잘듣는 성격의 저는 그때부터 썬크림을 꼭 발랐고.. 50에 접어들어서도 꼭 마흔 아홉처럼 보인다는 칭찬을 듣고 있습니다. 아니.. 마흔 여덟? 여섯? 여하튼 썬크림은 노화방지에 중요합니다.

평소 쓰던 썬크림은 아네사의 유브이 퍼펙트 스크린인가 하는 제품입니다. 이게 너무 피부에 잘맞아서 그런 건 아니고 아내가 평소에 쓰는 브랜드이기도 하고 마트 지나가가다 할인하길래 집어들었는데.. 뭐 그리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하고 쓰고 있었죠. 근데 이게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일제라는 거죠. 일제라는 말만 들어도 독립군 잡아 족치던 일본 제국주의 순사들이 생각나는 요즘 아닙니까?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해야하는 심정적 상황이라.. 이건 이제 퇴출입니다. 썬크림을 쓰기는 써야하는데 뭘쓰나 하다가 써본게 엘라피엘..퍼펙트 선크림입니다.

일단.. 제형이 더 부드럽네요. 아네사가 뻑뻑하다면 엘라피엘은 좀 더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입니다. 흡수력도 좋구요.

바르고 나서 느껴지는 백탁현상도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예민한 사람이라면 피부 톤이 한톤 정도 밝아진다?? 그 정도 느끼실 거고.. 여자분들이야 뭐 화장을 하시니까 그런 거 못 느끼실거라 봅니다.

백탁하니 생각나는데 얼마전에 운전하다가 휴게소 지나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진짜 말 그대로 하얀 얼굴로 둥둥 떠다니시는 느낌이라 엄청 무서웠던 기억이 나네요. 꼼꼼히 바르시고 화장까지 하셨는데 원래 피부톤이 노란 톤이신지.. 묘하게 흰색과 노란색이 섞인 달걀귀신 같은 느낌이 아주 인상적이어서.. 화장의 중요성을 깨달아 버렸습니다.

바르고 나서 촉촉하고 쫀쫀한 느낌도 기존 제품과의 차이점입니다. 뭐랄까.. 한꺼풀 씌운 느낌인데 별로 부담없이 피부를 잡아주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지성피부라 이런 느낌이 좋지도 싫지도 않지만 건성피부이신 분들은 좋으실 거 같아요.

그리고.. 차단력인데.. 하루종일 돌아다녀도 딱히 피부가 붉게 그을리거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그점에서도 훌륭하다 하겠습니다. 전에는 땀이 나는 이마와 머리의 경계선 부위가 저녁이 되면 빨갛게 변한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거 쓰면서는 그런 경우가 없네요. 땀이나 수분에 강하다고 하시던데 진짜 그런 거 같습니다.

그럼 이 제품이 장점만 있느냐? 그건 아니죠. 일단 용량이 작습니다. 제가 얼굴이 좀 커서.. 멀리서도 잘 보이는 존재감 뚜렷한 사람인데.. 용량이 작다보니 몇번 쓰면 없겠어요. 와이프라면 두달 쓸 분량이라도 저에겐 한달 짜리죠. 후훗. 이 놈의 존재감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가격도 시중의 썬크림 보다는 살짝 비쌉니다. 내 피부는 소중하니까.. 소주 한병 덜마시고 더 좋은 거 사면 된다는 거.. 이성적으로는 잘 알고 있지만 결제할때 천원만 더 비싸도.. 손이 덜덜 떨리는 거 저만 그런거 아니죠??

아무튼.. 전체적으로 주욱 썼듯이 자극성 덜하고 차단력 좋고 지속성 좋은데다 백탁현상도 덜합니다. 좋습니다. 월급이 50만원만 올라줘도 펑펑 사쓰고 싶은 제품입니다. 그럼 이만.